여행에서 어긋나는 이유

여행에서는 일상과 반대되는 조건이 한꺼번에 겹칩니다.

조건 일상 여행
주행 속도 시내 위주, 정체·정차 많음 고속도로 정속
회생제동 자주 작동해 에너지 회수 거의 없음
적재 혼자 또는 둘 가족·짐 만재
충전 환경 익숙한 곳, 시간 여유 낯선 곳, 대기

그래서 평소 전비를 그대로 넣어 계획하면 어긋납니다. 여행 계획에는 여행 조건의 값을 넣어야 합니다.

고속 정속이 가장 불리하다

기준점으로 쓸 수 있는 실측 자료가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전기차 3종을 고속도로에서 100~110km/h 정속으로 주행해 측정한 결과입니다. 3인 가족 기준 200kg 적재를 가정하고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했습니다.[1]

차종 상온 18℃ 저온 −1℃
테슬라 모델 3 롱레인지 AWD 520km 451km
기아 EV6 롱레인지 4WD 451km 352km
현대 아이오닉 5 롱레인지 AWD 435km 332km

이 시험은 여행 조건과 매우 비슷합니다. 고속도로, 정속, 가족 단위 적재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하기 좋습니다.

인증값과의 관계도 확인됐습니다. 같은 시험에서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고속)와 비교하면, 실제 주행거리가 상온에서는 2~20% 더 길고 저온에서는 11~15% 짧았습니다.[1] 인증의 고속 모드는 실내 시설에서 평균 77.7km/h로 측정하는 반면 이 시험은 실도로 100~110km/h였기 때문입니다. 겨울 여행이라면 카탈로그 값보다 짧게 잡는 것이 맞습니다.

계기판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는 계기판 주행가능거리는 얼마나 맞나에 정리했습니다. 저온에서는 계기판 표시보다 실제가 6~21% 짧았습니다.

급속은 열 대 중 한 대

여행에서 두 번째 변수는 충전기입니다. 국내 충전 인프라의 구성이 계획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성 도표. 2022년 말 기준 전국 충전시설 약 20만 5천 기 가운데 완속이 184,468대로 약 90퍼센트, 급속이 20,737대로 약 10퍼센트이며, 전체 충전시설의 약 60퍼센트가 공동주택에 있다.
국내 충전 인프라 구성. 급속은 전체의 약 10%이고, 전체 충전시설의 약 60%는 공동주택에 있습니다.[2]

여행자에게 이 그림이 뜻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 쓸 수 있는 충전기는 통계보다 적습니다. 전체의 60%가 공동주택에 있고, 그중 상당수는 단지 거주자 위주로 운영됩니다.
  • 여행 중 실질적인 선택지는 급속인데, 그 비중이 약 10%입니다.
  • 따라서 “근처에 충전기가 있다”가 아니라 “근처에 쓸 수 있는 급속이 있다”로 확인해야 합니다.

충전소 위치와 실시간 상태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나 충전사업자 앱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글에서는 특정 지역의 충전소를 안내하지 않습니다. 수시로 바뀌는 정보라 글에 적어 두면 곧 틀린 정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계획을 세우는 순서

숫자로 여유를 잡는 방법입니다. 배터리 64kWh, 인증 전비 5.0km/kWh인 차를 예로 들겠습니다.

  1. 여행 조건의 전비를 잡습니다. 고속 정속·만재 조건이라면 평소보다 낮게 봅니다. 겨울이면 계절 보정 72%를 적용해 3.6km/kWh가 출발점입니다.
  2. 실제 쓸 구간으로 계산합니다. 충전은 10→80%가 기본이므로 가용 전력량은 64 × 70% = 44.8kWh입니다.
  3. 구간 주행거리를 냅니다. 겨울이면 44.8 × 3.6 = 약 161km, 상온이면 44.8 × 5.0 = 약 224km입니다.
  4. 여기서 20%를 더 뺍니다. 우회·정체·충전소 대기·목적지에서의 이동을 위한 여유입니다. 겨울 기준 약 129km마다 충전소를 확보하는 계획이 됩니다.
  5. 대안을 하나 더 잡습니다. 급속이 전체의 10%뿐이므로, 목표 충전소가 고장이거나 대기 중일 경우를 대비해 두 번째 후보를 정해 둡니다.
왜 20%를 더 빼나. 계기판이 저온에서 6~21% 낙관적으로 표시된다는 실측이 있습니다.[1] 즉 계기판이 “161km 갈 수 있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20% 여유는 이 오차를 흡수하는 몫입니다. 본인 차 기준 계산은 주행거리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주처럼 섬으로 갈 때

섬 여행에는 육지와 다른 조건이 두 가지 있습니다.

  • 돌아갈 경로가 정해져 있습니다. 항구나 공항으로 반드시 돌아와야 하므로, 반납·탑승 시각에 맞춘 잔량 관리가 중요합니다. 마지막 날 충전 계획을 미리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하루 이동 거리가 예상보다 큽니다. 관광지를 여러 곳 도는 일정은 시내 주행처럼 보이지만 실제 누적 거리는 길어지기 쉽습니다. 하루 일정을 지도에서 합산해 보는 것이 확실합니다.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인수 시 잔량과 반납 조건을 먼저 확인하세요. 만충 반납 조건이라면 마지막 날 충전 시간까지 일정에 넣어야 합니다.

이 글이 지역 정보를 적지 않는 이유. 특정 지역의 충전소 수·위치·요금은 수시로 바뀝니다. 볼타는 그런 값을 본문에 고정해 적지 않고 확인처를 안내합니다. 출발 전날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이나 충전 앱에서 실제 운영 상태를 확인하시는 편이 훨씬 정확합니다.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것들

항목 상태 확인 방법
지역별 충전소 현황 본문에 적지 않음. 수시로 변동되는 정보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충전사업자 앱
충전소 대기 시간 미확인. 지역·시간대별 통계를 확보하지 못함 충전 앱의 실시간 상태
최신 충전기 대수 인용 통계는 2022년 말 기준. 이후 늘었을 것으로 보이나 같은 기준의 최신 집계 미확인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고속 주행 실전비 인용 실측은 3개 차종에 한정. 다른 차종의 고속 전비는 확인하지 못함 트립 컴퓨터의 고속 구간 기록
여유 20%의 근거 계기판 오차(6~21%)를 감안한 볼타의 권고이며 실측으로 검증된 수치는 아님

자주 묻는 질문

Q. 여행 갈 때 몇 km마다 충전소를 잡아야 하나요?

배터리 64kWh·인증 전비 5.0km/kWh 기준으로, 10→80% 구간(44.8kWh)에 겨울 보정을 적용하면 약 161km입니다. 여기서 20%를 더 빼 약 129km마다 확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온이라면 약 179km입니다.

Q. 고속도로에서 전비가 왜 더 나쁜가요?

속도가 올라가면 공기저항이 급격히 커지고,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되찾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정체 구간이 있는 시내 주행이 오히려 전비에 유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계기판 숫자를 그대로 믿고 계획해도 되나요?

겨울에는 여유를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실측에서 저온 조건일 때 계기판 표시보다 실제 주행거리가 6~21% 짧았습니다.[1] 상온·시내 주행에서는 국산 두 대가 오차 1~2km로 거의 정확했습니다.

Q. 급속충전기가 그렇게 부족한가요?

전체 충전시설의 약 10%가 급속입니다.[2] 나머지는 완속이고, 전체의 약 60%는 공동주택에 있어 여행자가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안 충전소를 하나 더 잡아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입니다.

Q. 특정 지역의 충전소 정보는 어디서 보나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과 각 충전사업자 앱에서 위치와 실시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 적어 두면 곧 틀린 정보가 되므로 본문에는 싣지 않습니다.

출처

  1. 전기차 실주행거리 시험평가(고속도로 정속주행 실측) —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시대 웹진
  2.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현황과 쟁점 이슈(auri brief No.289) — 건축공간연구원
  3. 충전소 위치·실시간 상태 — 무공해차 통합누리집(ev.or.kr)

본문의 계산은 볼타 기준값에 근거한 추정이며, 실제 주행거리는 차종·기온·속도·적재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충전소 정보는 수시로 변경되므로 출발 전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세요. 오류를 발견하시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 주시면 검토 후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