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날 밤, 집 주차장에서 충전 케이블을 꽂으며 드는 생각은 하나입니다. 몇 퍼센트까지 채워서 출발해야 휴게소에서 줄을 덜 설까. 평소 출퇴근에는 필요 없던 계산이 명절에는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이동 거리는 길고, 길은 막히고, 휴게소 충전기는 모두가 같은 시간에 찾습니다. 2026년 추석 연휴에 실제로 나온 정부 대책과 교통 예측을 기준점으로 두고, 출발 잔량부터 휴게소 정차 횟수까지 계산해 봅니다.

어떤 귀성길을 가정했나

  • 서울에서 부산 방향, 편도 400km (가정. 출발지와 경로마다 다릅니다)
  • 배터리 64kWh, 고속도로 전비는 가을 4.5km/kWh, 겨울(설) 3.6km/kWh로 가정
  • 출발 전 집이나 아파트 완속으로 90%까지 충전
  • 휴게소 충전소에는 15% 이상 남기고 들어가고, 도착지에서도 15%를 남긴다

잔량 여유를 15%로 둔 건 명절 정체 때문입니다. 평소라면 10%로 들어가도 되지만, 앞 휴게소 충전기가 꽉 차서 다음 휴게소까지 더 가야 할 수 있습니다. 그 여유를 몇 km로 볼지는 아래 정체 계산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2026년 추석에 확인된 숫자

국토교통부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를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했고, 이 기간 3,093만 명이 이동하고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이 605만 대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추석 당일인 25일은 684만 대로 가장 많고, 귀성 정체는 24일 오전, 귀경 정체는 25일 오후가 정점으로 예상됐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귀성 소요 시간은 최대 10시간 30분이었습니다.[1]

전기차에 관련된 정부 대책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이 발표했습니다.[2]

대책 내용
공공충전기 할인 9월 24~27일 오전 11시~오후 2시, 약 1만 8천 기 요금 50% 할인 (출력 구간 무관)
자가소비 충전 설비 같은 시간 전력량요금 100% 할인 (약 10만 2천 가구)
민간 충전사업자 참여 여부와 할인 폭은 사업자별로 다르고, 참여 명단은 23일부터 공개
이동식 충전기 9월 23~27일, 고속도로 휴게소 8곳에 19기 배치 (하남드림, 홍천 양방향, 춘천, 구정, 속리산, 부여백제 양방향)

이동식 충전기 배치 휴게소는 하남드림을 빼면 강원·충청권이 대부분입니다. 경부선 귀성객이 이 충전기를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 언론 보도에는 익산미륵사지를 더한 9곳 27대로 나와 있어, 정부 발표 이후 배치가 늘었을 수 있지만 공식 수치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1] 이동식 충전기는 명절마다 대상지를 새로 발표하니 다음 연휴에도 그때 목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출발 잔량과 정차 횟수

90%로 출발해 15%에서 첫 휴게소에 들어가면 쓸 수 있는 전기는 75%, 48kWh입니다.

구분 가을 (4.5km/kWh) 겨울 (3.6km/kWh)
400km에 필요한 전력량 88.9kWh 111.1kWh
첫 구간 (48kWh) 216km 172.8km
남은 거리 184km 227.2km
남은 거리 + 15% 여유에 필요한 양 40.9 + 9.6 = 50.5kWh 63.1 + 9.6 = 72.7kWh
정차 횟수 1회 (15→79%) 2회

가을이라면 첫 휴게소에서 15%에서 79%까지, 약 41kWh만 넣으면 됩니다. 80%를 넘겨 채우려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겨울은 다릅니다. 남은 227km에 여유분까지 더하면 72.7kWh로 배터리 전체보다 큽니다. 첫 휴게소에서 15→80%(41.6kWh, 약 150km)를 채우고, 남은 77km를 위해 한 번 더 들어가 15→49%쯤(21.5kWh)을 채우는 식이 됩니다. 같은 길이라도 설 귀성은 정차가 한 번 더 붙는다고 보면 됩니다.

충전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은 차와 충전기 출력, 배터리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 여기서는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출력이 정격보다 낮게 나오는 이유는 급속충전 30분의 진실에 있습니다.

정체 3시간은 몇 km를 먹나

전기차는 멈춰 서 있을 때 구동에 전기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대신 에어컨이나 히터는 계속 돌아갑니다. 정체 중 공조 소비 전력을 공식 자료로 찾지는 못해서, 가을 1.0kW, 겨울 1.5kW로 가정했습니다.

  • 가을: 1.0kW × 3시간 = 3.0kWh, 배터리의 4.7%, 고속 전비로 13.5km어치
  • 겨울: 1.5kW × 3시간 = 4.5kWh, 배터리의 7.0%, 겨울 전비로 16.2km어치

가정대로라면 정체 세 시간이 가져가는 거리는 15km 안팎입니다. 위에서 잡은 15% 여유(9.6kWh)는 겨울 기준 약 35km라서 정체와 휴게소 한 곳 건너뛰기 정도는 버팁니다. 10%로 들어가는 습관이라면 여유는 23km로 줄어 정체가 길어지면 빠듯해집니다.

언제 충전하느냐로 반값이 갈린다

2026년 8월부터 공공충전요금은 출력별로 100~200kW 348.4원, 200kW 이상 393.1원입니다.[3] 추석 할인 시간대(11~14시)에는 같은 100kW급이 174.2원이 됐습니다.[1]

충전량 348.4원 (평시) 393.1원 (초급속) 174.2원 (할인 시간)
가을 1회 41kWh 14,284원 16,117원 7,142원
겨울 2회 63.1kWh 21,984원 24,805원 10,992원

한 번에 7천 원 차이라 큰돈은 아닙니다. 그런데 할인 시간이 점심과 겹친다는 점은 쓸모가 있습니다. 오전에 출발해 점심 무렵 첫 휴게소에 닿도록 일정을 짜면 밥 먹는 시간과 충전 시간과 할인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집니다. 거꾸로 모두가 같은 계산을 하니 그 시간 그 휴게소가 붐빌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붐빔은 충전기 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충전 사업자 워터가 지난 설 연휴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 49곳을 분석한 결과, 충전기가 두 기 이하인 곳의 오후 이용률은 평균 50.3%였고 일곱 기 이상인 곳은 33.5%였습니다.[1] 경로 위에 충전기가 많은 휴게소를 첫 정차 후보로 두는 게 대기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명절 전에 자주 묻는 것

민간 충전기도 반값이었나요?
정부 할인은 환경부·한전 공공충전기 약 1만 8천 기가 대상이었습니다. 민간 사업자는 한전이 충전사업자에게 전력량요금을 깎아 주는 대신 참여와 할인 폭을 각자 정했습니다.[2] 쓰는 충전 카드의 사업자가 참여 명단에 있는지 미리 보는 게 확실합니다. 카드 고르는 법은 충전카드 한 장 고르는 법에 있습니다.

집에서 출발 전에 충전해도 할인되나요?
한전에서 별도로 전기를 받는 자가소비용 충전 설비는 할인 시간대 전력량요금이 100% 할인됐습니다. 저압 기준 kWh당 약 85.4원 수준입니다.[2] 아파트 공용 충전기는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 해당 사업자 안내를 봐야 합니다.

돌아올 때는 몇 퍼센트로 출발하나요?
귀경길이 더 빠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고향 집에 충전기가 없으면 출발 전 급속으로 채워야 하는데, 급속은 80%를 넘기면 느려지니 80%로 출발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가을 전비로 15%까지 쓰면 41.6kWh, 187km를 갑니다. 남은 213km에는 47.3kWh와 여유 9.6kWh, 합쳐 56.9kWh가 필요합니다. 15%에서 이만큼 넣으려면 104%가 되니 불가능하고, 결국 귀경길도 정차가 두 번이 됩니다. 귀성 때 한 번이던 정차가 돌아올 때 두 번이 되는 이유가 이 출발 잔량 10%포인트 차이입니다.

다음 명절을 위한 순서

  1. 연휴 직전 주에 나오는 정부 발표에서 할인 시간과 이동식 충전기 위치를 확인합니다. 2026년 추석 발표는 9월 21일에 나왔습니다.
  2. 전날 밤 완속으로 90%까지 채웁니다. 급속으로 90%를 채우는 건 시간 대비 효율이 낮습니다.
  3. 편도 거리를 고속 전비로 나눠 필요한 kWh를 구하고, 첫 구간 48kWh로 갈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합니다. 겨울이면 전비를 72% 수준으로 낮춰 다시 봅니다.
  4. 그 거리 앞쪽에 있는 휴게소 중 충전기가 많은 곳 두 군데를 후보로 정합니다.
  5. 첫 정차를 할인 시간대와 점심에 맞출 수 있는지 출발 시각을 조정합니다.

여행지에서의 충전 계획을 세우는 일반적인 방법은 전기차 여행 충전 계획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고향이 지방 소도시라면 도착 후 며칠 동안의 충전도 지방 소도시 전기차 생활처럼 집 충전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출처

  1. 추석 고속도로, 24일 오전·25일 오후 가장 막힌다…충전은 점심부터 (2026.9.24, 한국교통연구원·한국도로공사 예측 인용) — 지디넷코리아
  2. 추석 연휴 전기차 공공충전기 요금 ‘50% 할인’ (2026.9.21)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기후에너지환경부)
  3. 전기차 충전요금 5단계 세분화 (2026.7.1) — 세계일보

명절 할인과 이동식 충전기는 2026년 추석 한시 대책이며 다음 연휴에는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거리·전비·공조 전력은 가정값입니다. 오류는 문의 페이지로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