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마트에 SUV를 끌고 가는 집
마트까지 4km, 아이 학원까지 3km. 주말 오전에 이런 거리를 큰 SUV로 오가는 집이 많습니다. 차가 두 대 있어도 큰 차가 편해서, 혹은 작은 차를 다른 식구가 쓰고 있어서 그렇게 됩니다. 두 번째 차를 전기차로 바꾸려는 집이 계산할 때 놓치기 쉬운 게 바로 이 짧은 거리들입니다.
계산에 쓴 가정은 이렇습니다.
- 맞벌이 4인 가족. 첫 번째 차는 기아 쏘렌토 2.5 가솔린 터보 2WD 18인치(복합 10.8, 도심 9.4, 고속 13.0km/L)[2]
- 두 번째 차는 오래된 1.0 가솔린 경차. 현행 레이 1.0 가솔린의 도심 연비 12.2km/L를 썼습니다.[3] 연식이 오래된 차라 실제로는 이보다 나쁠 수 있습니다
- 바꿀 전기차는 기아 EV3 스탠다드 17인치. 배터리 58.3kWh, 도심 전비 5.6km/kWh[1]
- 휘발유 리터당 1,700원(볼타 기본값), 충전은 아파트 공용 완속 295.0원/kWh[4]
주행은 연 22,000km로 잡았습니다. 경차가 시내 10,000km, 쏘렌토가 시내 6,000km와 고속도로 6,000km를 나눠 맡습니다.
지금 기름값은 연 326만 원
| 차와 용도 | 거리 | 연료 | 연간 비용 |
|---|---|---|---|
| 경차, 시내 | 10,000km | 819.7L | 1,393,443원 |
| 쏘렌토, 시내 | 6,000km | 638.3L | 1,085,106원 |
| 쏘렌토, 고속도로 | 6,000km | 461.5L | 784,615원 |
| 합계 | 22,000km | 1,919.5L | 3,263,164원 |
표를 다시 보면 쏘렌토는 같은 6,000km를 달리면서 시내에서 고속도로보다 30만 원을 더 씁니다. 도심 연비 9.4와 고속 연비 13.0의 차이입니다. 이 30만 원이 뒤에서 이야기의 방향을 바꿉니다.
경차 자리만 전기차로 바꾸면
먼저 경차가 하던 10,000km를 EV3가 그대로 넘겨받는 경우입니다. 10,000 ÷ 5.6 = 1,785.7kWh에 계절 보정을 더합니다. 볼타 기준(봄·가을 6개월 100%, 여름 3개월 90%, 겨울 3개월 72%)을 1년으로 평균하면 1.125배라서 연 2,008.9kWh가 됩니다.
- 공용 완속 295.0원: 592,634원. 경차 기름값보다 연 80만 원 적습니다
- 집 충전 150원 가정: 301,339원. 연 109만 원 적습니다
가솔린 쪽에는 겨울 연비 저하를 넣지 않았습니다. 전기차에만 계절 보정을 걸었으니 전기차에 불리하게 기운 계산입니다.
짧은 거리를 더 옮기면 생기는 일
전기차가 생긴 집은 보통 이렇게 바뀝니다. 쏘렌토로 가던 동네 일을 전기차가 가져갑니다. 쏘렌토가 하던 시내 6,000km 중 4,000km를 EV3로 옮긴다고 해 보겠습니다.
- 쏘렌토가 덜 쓰는 휘발유: 4,000 ÷ 9.4 = 425.5L, 723,404원
- EV3가 더 쓰는 전기: 4,000 ÷ 5.6 × 1.125 = 803.6kWh, 공용 완속으로 237,054원
- 차액: 연 486,351원
경차를 바꾼 효과가 80만 원인데, 큰 차의 시내 주행을 넘긴 효과만 49만 원입니다. 시내 연비가 가장 나쁜 차에서 시내 전비가 가장 좋은 차로 거리가 옮겨 가기 때문입니다. EV3 도심 전비 5.6은 복합 5.2보다 높고, 쏘렌토 도심 연비 9.4는 복합 10.8보다 낮습니다. 둘의 차이가 시내에서 가장 크게 벌어집니다.
거꾸로 말하면 전기차를 들여 놓고도 동네 일을 계속 큰 차로 하면 이 49만 원은 생기지 않습니다. 세컨드카 계산의 절반 가까이가 차를 바꾸는 순간이 아니라 누가 어떤 차 키를 드느냐에서 나옵니다.
그럼 몇 km를 옮기느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까요. 쏘렌토 시내 주행 중 EV3로 넘기는 거리만 바꿔서, 자동차세 증가분(2만 6,208원)까지 뺀 연간 절감액을 계산했습니다.
| 쏘렌토에서 옮긴 시내 거리 | 공용 완속 295.0원 | 집 충전 150원 가정 |
|---|---|---|
| 0km(경차 몫만 대체) | 774,601원 | 1,065,895원 |
| 2,000km | 1,017,776원 | 1,367,330원 |
| 4,000km | 1,260,952원 | 1,668,764원 |
| 6,000km(시내 전부) | 1,504,128원 | 1,970,198원 |
1,000km를 옮길 때마다 공용 완속 기준으로 약 12만 2천 원씩 늘어납니다. 같은 전기차를 사도 집안의 운전 습관에 따라 절감액이 77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두 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차를 바꾼 뒤 몇 달 동안 두 차의 주행거리계를 적어 두면 우리 집이 이 표의 어느 줄인지 금방 보입니다.
합계, 그리고 자동차세 한 줄
| 연간 | 지금(가솔린 2대) | EV3로 교체 후 |
|---|---|---|
| EV3 충전비(14,000km) | – | 829,688원 |
| 쏘렌토 연료비(8,000km) | 1,869,721원 | 1,146,318원 |
| 경차 연료비 | 1,393,443원 | – |
| 연료·충전 합계 | 3,263,164원 | 1,976,006원 |
차이는 연 1,287,158원입니다. 여기서 자동차세 한 줄을 빼야 합니다. 1.0 경차는 998cc × 80원에 지방교육세 30%를 더해 103,792원이고,[6] 전기차는 정액 13만 원입니다. 경차를 전기차로 바꾸면 세금이 2만 6,208원 오릅니다. 차령이 오래된 경차는 경감을 받아 원래 이보다 덜 내고 있었을 테니, 실제 증가 폭은 조금 더 큽니다.
세금까지 넣으면 공용 완속 기준 연 약 126만 원, 집에서 충전한다면 약 167만 원이 줄어듭니다. 충전 횟수도 보면, 월 234kWh를 10→80% 한 번(40.8kWh)씩 채우면 한 달 5.7회입니다. 공용 충전기를 여러 집이 나눠 쓰는 단지라면 요금보다 이 횟수가 먼저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차값 차이는 몇 년이면 메워지나
연 비용이 줄어도 새 차를 사는 돈이 들어갑니다. 오래된 경차를 팔고 EV3를 들일 때 추가로 드는 돈은 보조금, 지역, 팔 차의 시세에 따라 집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숫자 하나를 가정으로만 놓고 틀을 보여 드립니다.
추가 부담이 1,000만 원이라면 1,000만 ÷ 126만 = 약 7.9년, 집 충전이면 1,000만 ÷ 167만 = 약 6.0년입니다. 이 계산에는 보험료, 정비비, 경차를 계속 탔을 때의 수리비가 빠져 있습니다. 보험료가 끼어들면 결과가 얼마나 움직이는지는 보험료까지 넣은 5년 계산에서 따로 해 봤습니다. 본인 숫자는 연료비 절감 계산기에 넣어 보면 됩니다.
장거리를 기존 차에 남겨 두는 의미
이 집이 쏘렌토를 남기는 이유는 고속도로 6,000km입니다. 명절 귀성이나 여름휴가처럼 한 번에 수백 km를 달리는 날을 휘발유 차가 맡으면, 전기차 쪽은 충전소 계획을 세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장거리 충전 계획이 얼마나 손이 가는지는 전기차 여행 충전 계획을 보면 감이 옵니다.
반대 방향도 따져 볼 만합니다. 쏘렌토의 고속도로 6,000km까지 전기차로 옮기면 연료비는 더 줄지만, 그때부터는 두 번째 차가 아니라 첫 번째 차를 바꾸는 계산이 됩니다. EV3 스탠다드의 고속 주행거리 313km, 겨울이면 그보다 더 짧은 거리가 가족 여행에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Q. 경차 대신 EV3처럼 큰 차를 넣는 게 맞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계산의 절감은 대부분 연료 종류에서 나오고, 차급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경형 전기차를 넣어도 충전비는 비슷한 수준이고, 차값은 차종별 가격표를 놓고 따로 비교하면 됩니다. 다만 쏘렌토의 시내 일을 넘겨받으려면 식구와 짐이 실려야 하니, 큰 차의 거리를 옮겨 오는 효과까지 노린다면 실내 크기도 계산의 일부입니다. 경형 두 차종의 숫자는 경형 전기차 출퇴근에 있습니다.
Q. 집에서 충전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나요?
공용 완속만 써도 연 126만 원이 줄어드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급속 위주라면 줄어드는 폭이 작아집니다. 100~200kW 구간 348.4원을 넣으면 EV3 충전비가 829,688원에서 979,875원으로 올라 절감액은 약 111만 원이 됩니다.
- EV3 제원(배터리·전비·주행거리) — 기아
- 쏘렌토 제원(2.5 가솔린 터보 연비) — 기아
- 레이 1.0 가솔린 제원(연비) — 기아
- 전기차 충전요금 5단계 개편 확정(2026년 8월 1일 시행) — 전기신문
-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전환지원금) — 기후에너지환경부(무공해차 통합누리집)
- 자동차세 세율(비영업용 승용 cc당 세액, 지방교육세 30%) — 수원특례시
연비와 전비는 제조사 신고값, 휘발유 가격과 주행 배분은 가정입니다. 실제 절감액은 운전 습관과 충전 단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류를 발견하시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 주세요.